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러셀 크로우가 나온다고 해서 글래디에이터 같은 묵직한 액션 블록버스터를 기대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이건 완전히 다른 결의 영화였습니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연출한 영화 노아는 성경의 방주 이야기를 뼈대로 삼되, 그 위에 인간의 심리적 붕괴와 환경주의적 메시지를 덧씌운 작품입니다. 일반적으로 성경 원작 영화라고 하면 경건하고 묵상적인 톤을 떠올리기 쉬운데, 제 경험상 이 영화는 그 기대를 완전히 벗어납니다.아로노프스키가 설계한 세계관과 시각적 스펙터클저도 처음엔 이 영화가 종교 서사 영화의 문법을 따를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프닝부터 카인의 후예들이 주도한 산업화로 황폐해진 지구가 등장하고, 타락 천사인 감시자들(Watchers)이 거대한 암석 괴물 형태로 나타..
로튼토마토 관객 점수 89%, 평론가 점수 63%. 이 숫자 차이가 이 영화를 정확하게 설명합니다. 저도 처음엔 힐링용으로 틀었다가, 끝나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강아지 영화라고 가볍게 봤다가 생각보다 단단한 무언가를 맞은 느낌이었습니다.1890년대 골드러시, 그 욕망의 시대가 배경인 이유이 영화가 굳이 1890년대 클론다이크 골드러시(Klondike Gold Rush) 시대를 배경으로 잡은 건 단순한 시대극 설정이 아닙니다. 클론다이크 골드러시란 1896년부터 캐나다 유콘 지역에서 금광이 발견되면서 수만 명의 사람들이 알래스카와 캐나다 북부로 몰려든 역사적 사건을 말합니다. 인간의 욕망이 한 방향으로 폭발적으로 집결된 시대였습니다. 이 시대적 배경은 벅의 여정과 교묘하게 맞물립니다. 금..
OTT 드라마를 틀었다가 10분 만에 끄는 게 습관이 된 분 계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대도시의 사랑법은 끝까지 정주행하게 만들었습니다. 퀴어 드라마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실제로 보고 나니 그냥 잘 만든 멜로물이었습니다. 원작 소설의 작가 박상영이 8편 각본을 직접 쓴 작품이라는 점이 처음부터 눈길을 끌었고, 결과적으로 그 기대는 헛되지 않았습니다.원작 각색과 연출 구조, 어떻게 볼 것인가대도시의 사랑법은 연작소설(連作小說)을 원작으로 합니다. 연작소설이란 독립된 단편들이 하나의 주제나 인물로 연결되는 소설 형식으로, 각 에피소드가 독자적인 이야기를 가지면서도 전체적인 흐름을 공유합니다. 이 구조 덕분에 드라마에서도 에피소드마다 다른 감독이 연출을 맡는 옴니버스(Omnib..
잔인하면 재미있을 거라는 공식, 과연 맞을까요? 모탈 컴뱃 2를 보고 나서 그 질문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2026년 5월 6일 한국 개봉 첫날 롯데시네마를 찾았는데, 오전 시간대 상영관이 거의 없어서 조조 타임을 겨우 잡았고 관객은 저 포함 딱 네 명이었습니다. 1편 흥행 참패의 여파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풍경이었습니다.페이탈리티, 기대와 실제는 달랐습니다모탈 컴뱃 시리즈의 핵심은 누가 뭐래도 페이탈리티(Fatality)입니다. 페이탈리티란 격투 게임에서 승자가 패자를 잔혹한 방식으로 처형하는 피니시 무브(Finish Move), 즉 게임을 마무리하는 처형 연출을 말합니다. 이 장면을 얼마나 시원하게 구현하느냐가 사실상 이 영화의 존재 이유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2편이 1편보다 고..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이 영화를 처음에 완전히 무시했습니다. '소니가 K팝 소재로 만든 히어로물이겠지' 싶어서 넘겼는데, 결국 부산국제영화제 싱어롱 회차를 예매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이 올해 가장 잘한 결정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넷플릭스 최초 3억 뷰를 돌파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도대체 왜 이렇게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걸까요?넷플릭스 3억 뷰, 이 숫자가 말해주는 것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2025년 6월 20일 넷플릭스 전 세계 동시 공개 이후 역대 통합 조회수 1위를 기록했습니다. OST인 'Golden'은 빌보드 핫 100(Billboard Hot 100) 차트에서 애니메이션 OST 사상 단독 최다인 8주 연속 1위에 올랐습니다. 여기서 빌보드 핫 100이란 미국 내 스..
넷플릭스 시리즈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속편은 기대하지 말자." 오징어게임 시즌3를 다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맞았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2025년 6월 27일 공개된 오징어게임 시즌3, 저는 솔직히 많이 실망했습니다.공식만 반복된 서사 구조, 개연성은 어디로일반적으로 속편은 전작의 세계관을 확장하며 더 깊은 이야기를 보여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시즌3를 보니 그것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초대장 배포, 참가자 집결, 게임 시작, 탈락과 생존의 반복. 이 플롯 구조(plot structure), 즉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뼈대 자체가 시즌1과 거의 동일했습니다. 처음 보는 장면인데도 "이번엔 저 사람이 죽겠구나" 하는 예측이 자꾸 맞아버리면, 그건 더 이상 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오열했다는 얘기를 워낙 많이 들어서 각오하고 봤는데, 처음 몇 화는 생각보다 눈물이 덜 나더라고요. 그런데 마지막 화에서 결국 터지고 말았습니다. 부모님과 따로 보면서 카톡으로 실시간으로 반응을 나눴는데, 그 카톡 창이 어쩌면 이 드라마의 진짜 완성이었던 것 같습니다.제주어 제목이 품고 있는 것들, 그리고 작품을 만든 사람들'폭싹 속았수다'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저도 표준어로 읽혀서 잠깐 멈칫했습니다. 표준어에서 '속다'는 기만당한다는 뜻이니까요. 그런데 이게 제주 방언(濟州 方言)으로는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제주어에서 '속다'는 '애쓰다', '수고하다'라는 뜻으로 쓰이는데, '폭싹 속았수다'는 곧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말이 됩니다. 여기서 ..
시즌1 마지막 회를 보고 나서 며칠 동안 멍했습니다. 이재한이 살아있다는 암시만 남긴 채 끝나버린 그 열린 결말이 너무 오래 머릿속을 맴돌았거든요. 그 드라마가 10년 만에 시즌2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제목은 '두 번째 시그널', 2026년 상반기 tvN 방영 예정입니다.10년 만에 다시 켜진 무전기, 그리고 이재한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시즌2 소식이 나왔을 때 저는 기쁘면서도 반신반의했습니다. 속편이라는 게 원작의 감동을 희석시키는 경우가 너무 많았으니까요. 그런데 원년 출연진이 그대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보고 마음이 확 바뀌었습니다. 사진 한 장만 봐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건 저만 그런 게 아닐 겁니다. 시즌1을 처음 봤을 때 저를 가장 사로잡은 건 이재한이라는 캐릭터였습니다. 조진웅이 연기한 ..
7년 만에 돌아온 맷 머독이 IMDb 8.1점을 받았습니다. 솔직히 첫 화를 틀었을 때, 이 숫자가 과장이 아니라는 걸 바로 느꼈습니다. 넷플릭스 시절부터 데어데블을 봐온 저로서는, 찰리 콕스가 다시 그 슈트를 입는 장면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볼 이유가 생긴 작품이었습니다.시즌1 리뷰: 슈트 없이도 끝내주는 히어로데어데블 본어게인이 다른 MCU 드라마와 확연히 다른 이유가 있다면, 그건 CGI 의존도를 최소화한 실전 액션 시퀀스입니다. 여기서 액션 시퀀스란 히어로물에서 격투 장면을 설계하고 촬영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하는데, 본어게인은 디지털 합성보다 실제 타격과 스턴트 중심으로 이를 구현했습니다. 컴퓨터로 만들어낸 폭발과 비행보다 배우의 몸이 직접 부딪히는 장면이 훨씬 더 무게감 있게 느껴지는 건, 액션 ..
솔직히 말하면 저는 마블 팬이어서가 아니라 타티아나 마슬라니 때문에 이 드라마를 기다렸습니다. 오펀 블랙에서 보여준 그녀의 연기가 워낙 강렬했거든요. 그래서 8월 18일 첫 화가 공개되자마자 디즈니플러스를 켰는데, 예상보다 훨씬 볼만했습니다. 쉬헐크 드라마, 어디서부터 어떻게 봐야 할지 막막한 분들께 제가 직접 시청한 경험을 풀어드리겠습니다.드라마 정보: 쉬헐크는 어떤 작품인가변호사 쉬헐크는 2022년 8월 18일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된 MCU 페이즈 4의 마지막 드라마 시리즈입니다. MCU 페이즈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콘텐츠를 일정한 서사 묶음으로 구분한 단위로, 페이즈 4는 어벤저스 엔드게임 이후의 새로운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총 9부작으로 구성되었으며, 매주 목요일마다 한 편씩 공개되었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