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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로 스테이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후쿠오카 이마이즈미에 있는 Café Harmo(카페 하르모)에 갔을 때, 카페라는 이름 뒤에 포크 스테이크가 대표 메뉴라는 게 낯설었고, 막상 앞에 놓인 고기 덩어리를 보고서야 "이게 진짜 돼지고기가 맞나?" 싶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가 후쿠오카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찾아간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카페 하르모의 저온조리 포크 스테이크, 뭐가 다를까

카페 하르모의 대표 메뉴인 「ハルモクラフトポーク(하르모 크래프트 포크)」는 흔히 생각하는 돼지고기 구이와는 출발점 자체가 다릅니다. 얇게 썰어 팬에 굽는 방식이 아니라, 규슈 각지에서 엄선한 어깨등심(肩ロース, 가타로스)을 통째로 두껍게 잘라 스테이크처럼 조리합니다. 여기서 어깨등심이란 돼지 앞다리 위쪽에 위치한 부위로, 근육과 지방이 균형 있게 분포해 육즙이 풍부하고 감칠맛이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조리 방식은 수비드(Sous Vide)에 가까운 저온 장시간 가열 방식을 씁니다. 수비드란 식재료를 진공 포장한 뒤 낮은 온도의 물에 장시간 담가 균일하게 익히는 조리 기법으로, 식재료 내부의 수분과 영양소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카페 하르모에서는 이 방식으로 약 12시간 저온 조리한 뒤 마지막에 겉면을 고온으로 구워내기 때문에, 겉은 노릇하게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고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완성됩니다. 여기서 마이야르 반응이란 고기 표면의 단백질과 당류가 고온에서 반응해 갈색으로 변하며 고소한 향미가 생성되는 현상입니다.

사진으로 보면 단면이 살짝 핑크빛을 띠는데, 이걸 보고 "덜 익은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건 저온 조리 특성상 나타나는 현상으로, 충분한 온도에서 오래 익혔기 때문에 안전하게 익은 상태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에 따르면 돼지고기의 중심 온도가 75°C 이상에서 1분 이상 유지되면 안전하게 섭취 가능하며, 저온 장시간 조리는 이 기준을 다른 방식으로 충족시키는 검증된 방식입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크기는 세 가지 중에서 고를 수 있습니다.

  • 200g — 1,300엔 (가볍게 맛만 보고 싶은 분께)
  • 300g — 1,500엔 (가장 무난한 추천 사이즈)
  • 500g — 2,500엔 (고기 좋아하는 분 전용 수준)

저는 처음엔 200g으로 할까 망설이다가 300g을 선택했는데, 그 결정이 정말 잘한 일이었습니다. 두께가 약 30mm에 달하는 고기를 잘라 먹는 경험 자체가 달랐고, 소고기 스테이크와는 또 다른 방향의 부드러움이 있었습니다. 야들야들하면서도 육즙이 입안 가득 퍼지는 느낌은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실제로 먹어본 후기, 그리고 한 가지 솔직한 이야기

제가 직접 먹어봤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지방의 맛이었습니다. 보통 돼지고기 지방 부위는 느끼하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이건 달랐습니다. 규슈산 고품질 어깨등심을 저온 조리하면서 지방이 과하게 렌더링(rendering)되지 않고 원래의 감칠맛을 유지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렌더링이란 지방이 열을 받아 녹아내리는 과정을 말하는데, 고온에서 빠르게 구우면 지방이 과도하게 녹아 느끼해지지만 저온 조리에서는 이 과정이 천천히 조절됩니다.

테이블에는 소금, 와사비, 홀그레인 머스터드를 비롯한 여러 향신료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머스터드와 돼지고기 조합을 좋게 평가하는 후기가 많은데, 제 경험상 이건 틀린 말이 아닙니다. 고기만 계속 먹다 보면 조금 단조로워질 수 있는데, 중간에 머스터드를 조금씩 곁들이면 맛의 변화가 생겨서 끝까지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 솔직하게 말씀드릴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일본식 오므라이스도 함께 주문했는데, 이건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습니다. 몽실몽실한 비주얼에 기대했지만 식감도 맛도 기대치에 못 미쳤습니다. 오므라이스를 잘 만드는 곳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솔직한 평가입니다. 오히려 일본식 오므라이스는 전문점을 따로 찾아가시는 걸 권합니다. 카페 하르모는 명확하게 포크 스테이크 하나만 보고 가는 곳입니다.

카페 하르모가 2025년에 문을 연 신생 다이닝이라는 점도 짚어볼 만합니다. 食べログ 기준 평점 3.11에 리뷰 약 29건으로, 미슐랭 가이드나 유명 맛집 가이드에 등재된 노포가 아닙니다.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알려지고 있는 신상 맛집에 가깝습니다. 미슐랭 가이드란 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쉐린이 발행하는 레스토랑 평가 가이드로, 별점 수여 레스토랑은 세계적으로 공인된 높은 수준을 인정받은 곳입니다(출처: 미쉐린 가이드 공식 사이트). 카페 하르모는 그 반대편, 즉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숨은 맛집으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300g에 1,500엔이라는 가격은 이 두께와 조리 방식을 감안하면 납득이 가는 수준입니다. "파인다이닝을 기대하고 가는 곳이 아니라 가성비 좋은 이색 고기 요리를 즐기는 곳"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데, 저도 그 의견에 동의합니다.

후쿠오카에서 무엇을 먹을지 고민 중이시라면, 카페 하르모의 포크 스테이크는 충분히 일부러 찾아갈 이유가 있는 메뉴입니다. 소고기 스테이크와 동일한 경험을 기대하면 다를 수 있지만, 12시간 저온 조리로 완성된 돼지 어깨등심의 부드러움은 후쿠오카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글을 쓰는 지금도 다시 먹고 싶어졌습니다. 다음에 후쿠오카에 간다면 첫 번째 식사는 또 여기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