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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안에 있는 스시집이 미슐랭과 관련이 있다고 하면 믿어지시나요?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후쿠오카공항 국내선 3층에 자리한 니시무라 스시(ニシムラ鮨)는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을 이끌었던 니시무라 타카히토 셰프가 기획한 브랜드입니다. 직접 앉아서 먹어봤는데, 공항 스시에 대한 제 기대치를 완전히 바꿔놓은 경험이었습니다.

 

미슐랭 셰프 기획, 공항 스시의 팩트

니시무라 스시는 미슐랭 1스타(Michelin Star) 레스토랑을 이끈 셰프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입니다. 여기서 미슐랭 스타란, 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슐랭이 발간하는 레스토랑 가이드에서 수여하는 등급 평가로, 1스타만 받아도 전 세계적으로 해당 셰프의 요리 실력을 공인받은 것으로 간주합니다. 다만 이 점을 정확히 짚어두고 싶은 게, 공항 내 니시무라 스시 자체가 미슐랭 1스타를 획득한 식당은 아닙니다. 셰프의 기획 브랜드라는 점이 일반적으로 잘 혼동되는 부분인데, 저도 방문 전에 이 차이를 확실히 알고 들어가길 권합니다.

 

메뉴 구성은 시간대별로 달라집니다. 저희가 방문한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에는 스시 오마카세(おまかせ) 4종류만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오마카세란, 일본어로 "맡긴다"는 뜻으로, 셰프가 그날의 재료와 구성을 정해 순서대로 내어주는 방식을 말합니다. 가격대는 1,430엔부터 8,800엔까지 네 가지였습니다.

 

저희는 당일 여러 끼를 예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8피스가 나오는 1,430엔 세트를 선택했습니다. 한화로 약 15,000원 정도 되는 금액입니다. 타베로그(食べログ) 기준 평점은 3.35로, 타베로그는 일본 최대 외식 리뷰 플랫폼으로 3.3대면 무난하게 괜찮은 수준으로 분류됩니다(출처: 타베로그). 100개 이상의 후기가 쌓여 있고, 호불호는 분명히 갈리는 편이라는 것도 방문 전에 파악해두면 좋습니다.

 

이 가격대 세트를 선택할 때 알아두면 좋은 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1,430엔 세트는 8피스 구성으로, 스시 외에 차완무시와 갓파마키 등이 포함됩니다
  • 점심 시간대에는 오마카세 세트만 운영하므로 단품 주문이 불가합니다
  • 피크 타임에는 이름을 적고 30~40분 대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 좌석은 U자형 카운터로, 셰프가 눈앞에서 직접 쥐어주는 방식입니다

 

실제로 앉아서 먹어보니

저는 20분 정도 대기 후 카운터에 앉았습니다. 먼저 나온 것은 도미였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숙성회(熟成魚) 방식으로 손질된 도미였는데, 숙성회란 갓 잡은 생선을 바로 먹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저온 숙성시켜 감칠맛을 끌어올리는 기법입니다. 한국에서 먹던 스시의 식감과 풍미가 완전히 달랐고, 입에서 사르르 녹는 느낌이 처음에는 당황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여기가 왜 미슐랭 셰프 브랜드인지" 첫 피스에서 이미 납득이 됐습니다.

 

이어서 나온 차완무시(茶碗蒸し)는 일본식 계란찜을 말합니다. 한국식 계란찜과는 결이 다른데, 훨씬 촘촘하게 응고된 질감에 깊은 다시(だし) 향이 배어 있어 고급스럽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여기서 다시란 가다랑어포나 다시마 등을 우려낸 일본 요리의 기본 육수로, 이 차완무시의 풍미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제가 특히 반응했던 건 잿방어 피스였습니다. 한 입 먹자마자 익숙한 향이 느껴졌는데, 잿방어 위에 유자와사비(柚子わさび)를 아주 소량 올린 방식이었습니다. 유자와사비란 고추냉이(와사비)에 유자 향을 가미한 일본식 조미 소스로, 은은한 감귤 향과 와사비의 매운맛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저는 이 유자와사비를 워낙 좋아해서 일본 방문 때마다 챙겨 올 정도인데, 미슐랭 셰프 기획 스시에서 만나니 반가움이 배가 됐습니다. 일반적으로 창작 스시는 맛이 튈 것 같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제가 직접 먹어보니 각 토핑이 생선 본연의 맛을 덮는 것이 아니라 보완해주는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이후 연어, 오늘의 채소, 유부초밥, 갓파마키(かっぱ巻き), 미니 해산물, 명란 덮밥 순서로 한 점씩 텀을 두고 나왔습니다. 갓파마키란 오이를 넣은 얇은 김초밥으로, 기름진 피스 사이사이 입을 정리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셰프가 다 드신 걸 확인하고 다음 피스를 내어주는 방식이라, 요리가 가장 맛있는 타이밍에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일반 푸드코트 스시와 분위기 면에서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

 

다만 솔직히 말하면 1,430엔으로 배를 채우기는 어렵습니다. 공항 내에서 식사를 가볍게 하려는 목적이라면 이 세트로 충분하지만, 이것만으로 한 끼를 해결하기엔 양이 아쉬운 편입니다. 일본관광청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후쿠오카 방문 시 외식 지출 평균 단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인데, 공항 내 식당임에도 이 가격대에 창작 스시 오마카세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출처: 일본관광청).

 

결국 니시무라 스시는 "공항에서 먹는 평범한 스시"와 "시내 고급 스시집"의 중간 어딘가에 위치한 곳입니다. 미슐랭 이름에 기대를 너무 높게 잡으면 실망할 수 있지만, 공항 내 창작 스시라는 맥락으로 접근하면 기대 이상의 경험을 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후쿠오카공항을 이용하면서 탑승 전 30분 정도 여유가 있다면 한 번 줄 서볼 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판단합니다. 특히 1,430엔 세트는 단품으로 스시 여러 접을 시키는 것보다 균형 잡힌 구성을 경험하기에 좋은 선택지입니다. 다음 후쿠오카 방문 때는 저는 더 여유 있게 시간을 잡고 상위 세트도 도전해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