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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점심을 해결할 식당을 찾다가 하필 가려던 곳이 휴무인 경험, 한 번쯤 있으시지 않습니까? 저는 유후인 당일치기 버스 투어 중 딱 그 상황을 겪었습니다. 검색해둔 카레집이 문을 닫아 방황하다 결국 눈앞에 보이는 와규동 전문점으로 발걸음을 돌렸고, 그곳이 오쇼쿠지토코로 다루마(お食事処 だるま)였습니다.

웨이팅 없이 들어간 유노츠보 와규동 가게
유후인 유노츠보 거리 근처를 걷다 보면 꽤 낯선 간판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한국인 여행자들 사이에서 유후인 점심 맛집으로 자주 거론되는 곳은 단연 유후마부시 신인데, 다루마는 그 그늘에 가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편입니다. 저도 솔직히 미리 알고 찾아간 곳이 아니라, 다른 선택지가 없어서 반쯤 떠밀리다시피 들어간 곳이었습니다.
점심 시간대였는데도 웨이팅(대기 줄)이 전혀 없었습니다. 여기서 웨이팅이란 식당 입장 전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것을 말하는데, 유후인 관광지 특성상 인기 식당은 오픈 직후부터 30분 이상 대기가 발생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다루마는 그런 번거로움 없이 바로 착석이 가능했고, 내부는 생각보다 깔끔하고 쾌적한 공간이었습니다.
주문은 키오스크로 진행되는데, 한국어 인터페이스가 지원되어 언어 장벽 없이 편하게 고를 수 있었습니다. 메뉴는 크게 흑모와규동(黒毛和牛丼)과 흑모와규 스테이크 필라프 두 가지가 주축을 이룹니다. 영업시간은 공식 기준 11:00~16:00로, 오후로 갈수록 인기 메뉴가 품절될 수 있으니 이른 시간에 방문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 영업시간: 11:00~16:00 (부정기 휴무 — 방문 전 공식 홈페이지 또는 지도에서 반드시 확인 권장)
- 위치: 오이타현 유후시 유후인초 가와카미 1474-3 / 유후인역에서 도보 약 15분
- 키오스크 한국어 지원: 있음
- 주요 메뉴: 흑모와규동 보통 2,900엔 / 대 3,900엔, 스테이크 필라프 동일 가격대
흑모와규동, 우리가 아는 규동과는 다릅니다
"규동"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얇은 소고기를 달달하게 졸여 밥 위에 올린 형태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다루마의 흑모와규동은 그 이미지와 꽤 다릅니다. 실제로 먹어보니 로스트비프 스타일에 가까웠습니다.
여기서 로스트비프(Roast Beef)란 소고기 덩어리를 오븐에서 저온으로 천천히 구워 겉은 익히되 속은 촉촉하고 붉은 상태를 유지하는 조리법을 의미합니다. 다루마의 흑모와규동도 이와 비슷하게, 타다키(たたき) 방식으로 겉만 살짝 익힌 와규를 얇게 썰어 밥 위에 넓게 펼쳐 올리고, 가운데에 노른자를 얹어 냅니다. 여기서 타다키란 표면만 불에 빠르게 그을리듯 익히고 내부는 날 것에 가깝게 남기는 일본 전통 조리 기법입니다.
A4 등급 이상의 흑모와규(黒毛和牛)를 사용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흑모와규란 일본 재래종 소 중 하나로 털이 검고 마블링(근내지방도)이 풍부한 품종을 지칭합니다. 마블링이란 살코기 사이에 지방이 그물처럼 촘촘하게 분포된 정도를 말하며, 수치가 높을수록 고기가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를 냅니다. 일본 농림수산성 기준 A4 등급은 육질 등급 4등급 이상을 의미하며, 시중에 유통되는 고급 와규의 기준선으로 통용됩니다(출처: 일본 농림수산성).
저는 덜 익힌 쪽(미디엄 레어에 가까운 버전)을 선택했고, 오빠는 완전히 익힌 버전을 먹었는데 두 가지 모두 크게 다르지 않은 인상이었습니다. 노른자와 소스를 밥에 비벼 먹으면 고소한 맛이 올라오는 건 분명하지만, 제 경험상 "이걸 먹으러 유후인을 또 가고 싶다"는 감동까지는 아니었습니다.
가성비로 따지면 고민되는 게 솔직한 반응
4인이 방문해 2인 기준 6,150엔이 나왔습니다. 전체로 환산하면 12만 원을 훌쩍 넘는 금액이었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애초에 예산을 넉넉하게 잡아두지 않은 상태였고, 입장 전에 메뉴판을 보고 잠깐 망설일 정도였습니다.
여행 소비 행태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의 1인당 평균 식비 지출은 하루 약 5,000~8,000엔 수준으로 집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출처: 일본관광청). 그 기준으로 보면 한 끼에 3,000엔 전후는 결코 가벼운 지출이 아닙니다.
물론 A4 등급 이상의 흑모와규를 사용하고, 소바와 절임류, 검은깨 곤약 등 곁들임이 함께 나오는 구성이라 단순 덮밥 한 그릇이라기보다는 일본식 정식에 가까운 셋트 구성입니다. 여기서 정식(定食)이란 밥과 국, 반찬이 함께 나오는 일본의 세트 밥상 형태를 뜻합니다. 그 점을 감안하면 가격 자체가 터무니없다고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저처럼 가성비를 중요하게 따지는 분이라면, 선택 전에 기준을 분명히 세워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맛은 "엄청 맛있다"도 아니고 "맛없다"도 아닌, 무난하게 괜찮은 수준이었습니다. 유후인 관광 중 웨이팅 없이 와규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목적이라면 충분히 그 역할을 해주는 식당이지만, 이 식당만을 위해 유후인을 다시 찾겠다는 마음은 솔직히 들지 않았습니다.
다루마는 미리 가려던 식당이 휴무거나, 웨이팅이 부담스러운 날 무난한 선택지로 고려해볼 만한 곳입니다. 흑모와규 타다키 형식의 덮밥이라는 경험 자체는 분명히 했고, 후회할 식사는 아니었습니다. 유후인에 처음 오시는 분이라면 유후마부시 신 등 더 유명한 선택지를 우선 노려보시되,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다루마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는 차선책이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