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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편의점 음료 하나를 마시러 줄을 선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처음 들었을 때 그냥 과장이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후쿠오카 자유여행 중 버스투어를 신청해서 유후인으로 향하는 길, 구스SA에 잠깐 들렀다가 그 말이 사실이었다는 걸 직접 확인했습니다. 야마나미 목장 마시는 요구르트 한 병이 이렇게 인상에 남을 줄은 몰랐습니다.

 

야마나미 목장 요구르트, 실제로 먹어본 솔직한 후기

구스SA는 오이타자동차도(E34)에 위치한 서비스 에리어(SA)입니다. 여기서 SA란 일본 고속도로에서 주유소, 식당, 편의점 등 종합 편의시설을 갖춘 대형 휴게구역을 뜻합니다. 한국의 고속도로 휴게소와 개념은 비슷하지만, 일본은 상행과 하행이 완전히 분리된 구조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후쿠오카에서 유후인·벳푸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이라면 하행(大分方面), 반대로 돌아오는 길이라면 상행(福岡方面)을 이용하게 됩니다.

제가 들렀을 때는 버스가 잠깐 정차하는 짧은 휴식이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는데, 규모가 생각보다 훨씬 작았습니다. 승용차 48대 남짓 주차할 수 있는 중소형 규모에, 세븐일레븐 편의점과 화장실이 핵심 시설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거창한 기념품 샵을 기대하고 갔다면 실망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그 세븐일레븐 냉장코너에 야마나미 목장 마시는 요구르트가 있었습니다. 병에는 '九重 やまなみ牧場'이라고 적혀 있어서 찾기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큰 사이즈 550엔, 작은 사이즈 300엔 두 종류가 있었는데, 크기 차이가 생각보다 꽤 납니다. 저는 유당불내증이 있어서 고민이 됐습니다. 유당불내증이란 유제품에 들어있는 유당(락토스)을 소화하는 효소가 부족해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는 체질을 말합니다. 버스투어 중에 그런 상황이 생기면 곤란할 것 같아서, 신랑이랑 둘이서 300엔짜리 작은 사이즈 하나만 사서 나눠 마셨습니다.

그런데 한 모금 마셨을 때의 그 맛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고소하면서 달큰하고, 일반 마시는 요구르트보다 훨씬 걸쭉한 질감이었습니다. 신맛이 강하게 느껴지는 요구르트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오히려 부드럽고 우유 풍미가 앞서는 타입이라고 느꼈습니다. 다 마시고 나서 550엔짜리 큰 사이즈로 살 걸 그랬다는 후회가 진심으로 들었습니다. 유당불내증만 아니었으면 두 병도 거뜬히 마셨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알아두셔야 할 점은, NEXCO(일본 고속도로 주식회사)의 공식 상품 목록에 이 요구르트가 상시 판매 품목으로 명시되어 있지는 않다는 겁니다. NEXCO란 일본의 고속도로 건설·관리·운영을 담당하는 공기업으로, 휴게소의 운영 방침과 판매 상품 정보를 공식적으로 관리하는 기관입니다. 즉, 재고 상황은 당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 요구르트만을 목적으로 방문할 경우에는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시는 게 좋습니다.

구스SA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핵심 정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야마나미 목장 마시는 요구르트: 큰 사이즈 550엔 / 작은 사이즈 300엔 (재고는 당일 변동 가능)
  • 세븐일레븐 운영: 24시간 / 세븐은행 ATM 24시간 이용 가능
  • EV 급속충전기 2구 설치 (전기차 이용자 참고)
  • 무료 Wi-Fi, 베이비코너, AED 등 기본 편의시설 완비
  • 상행에는 카보스(かぼす) 오리지널 도라야키 한정 판매

토리텐 정식과 구스SA 푸드코트, 이 정도면 충분한가

구스SA를 단순히 편의점 요구르트만 파는 곳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지역 음식을 간단히 맛보기에도 꽤 괜찮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푸드코트의 대표 메뉴는 토리텐(鶏天) 정식 1,100엔입니다. 토리텐이란 오이타현의 향토 음식으로, 닭고기에 튀김옷을 입혀 바삭하게 튀긴 뒤 카보스 폰즈에 찍어 먹는 방식의 요리입니다. 카보스 폰즈란 오이타 특산 감귤류인 카보스의 즙을 베이스로 만든 간장 소스를 뜻하며, 새콤하고 산뜻한 맛이 기름진 튀김과 잘 어울립니다.

NEXCO 서일본 공식 사이트에서도 이 토리텐 정식을 구스SA의 가장 인기 있는 메뉴로 소개하고 있습니다(출처: NEXCO서일본 공식 사이트). 주문 후 그 자리에서 바로 튀겨준다는 점도 포인트입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메뉴는 단고지루 정식(だんご汁定食) 1,050엔입니다. 단고지루란 오이타·규슈 지역에서 예로부터 먹어온 향토 음식으로, 돼지고기와 계절 채소가 들어간 된장 베이스 국물에 납작하고 넓게 늘린 밀가루 반죽을 넣어 끓인 것입니다. 한국의 수제비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식감이 다르고, 오이타 특유의 구수한 맛이 납니다. 일본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현지 향토 음식을 먹어보고 싶은 분들에게는 꽤 좋은 선택지라고 봅니다.

푸드코트 운영 시간은 평일 08:00

20:00, 토·일·공휴일 07:00

20:00입니다.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 이동 시에는 세븐일레븐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는 점을 미리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참고로 일본 고속도로 휴게소의 영업 시간 및 시설 정보는 일본도로교통정보센터(JARTIC)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출처: JARTIC 일본도로교통정보센터).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런 중소형 SA의 가장 큰 매력은 오히려 규모가 작다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물건 고르는 데 헤매지 않아도 되고, 화장실 줄도 길지 않고, 이동 중 짧은 정차에도 부담 없이 들어갔다 나올 수 있습니다. 한국의 초대형 고속도로 휴게소처럼 쇼핑몰을 기대하고 간다면 실망할 수 있지만, 편의점과 지역 음식, 그리고 이 야마나미 목장 요구르트 하나면 충분히 기억에 남는 경유지가 됩니다.

정리하면, 구스SA는 목적지가 아니라 이동 중 15~20분 쉬어가는 경유지로 최적화된 곳입니다. 다음에 후쿠오카에서 유후인이나 벳푸로 내려가는 기회가 생긴다면, 저는 이번엔 유당불내증 걱정을 잠시 내려놓고 550엔짜리 큰 사이즈 요구르트를 사서 마실 생각입니다. 그 짧은 정차가 여행의 작은 하이라이트가 될 수 있다는 걸 이미 경험했으니까요. 유후인이나 벳푸로 이동하는 일정이 있으신 분들께는 구스SA를 일부러 찾아갈 필요는 없지만, 지나치지 않을 이유도 없는 곳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