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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ADHD 진단을 받기까지는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집중이 잘 안 되고, 해야 할 일을 앞에 두고도 멍하게 있는 시간이 많았지만 처음에는 그냥 내가 원래 그런 사람인 줄 알았다. 남들보다 조금 산만하고, 계획을 잘 못 지키고, 마음먹은 일을 오래 붙잡지 못하는 성격 정도로 생각했다. 그래서 집중이 안 되는 날이 오면 이유를 찾아보기보다는 나를 탓했다. 왜 이렇게 게으를까, 왜 다른 사람들처럼 딱 마음먹고 하지 못할까 싶었다. 일을 시작하는 것도 어렵고, 시작한 뒤에는 흐름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그 모든 걸 의지 부족이라고만 생각했던 것 같다.

처음 ADHD를 의심하게 된 순간

그러다가 TV 프로그램을 보다가 ADHD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내가 알고 있던 ADHD는 겉으로 티가 많이 나는 모습이었다. 가만히 있지 못하고, 행동이 빠르고, 주변에서도 바로 알아볼 만큼 산만한 경우를 떠올렸다.

그런데 방송에서는 겉으로 조용해 보여도 본인은 집중이 어렵고, 생각이 자주 다른 곳으로 새고, 해야 할 일을 붙잡는 데 에너지를 많이 쓸 수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이상하게 마음이 멈칫했다. “어? 이거 나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병원에 가기 전까지 많이 망설였다

그래도 바로 병원에 간 건 아니었다. 검사를 받으면 진단이 나올 수도 있고, 약 이야기를 들어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부담스러웠다. 내가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했고, 괜히 병원에 갔다가 별일 아니라고 하면 민망할 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집중 문제는 계속 반복됐다. 해야 할 일을 앞에 두고도 자꾸 미루게 되고, 하루 종일 바쁘게 보낸 것 같은데 정작 끝낸 일은 별로 없는 날이 많았다. 계속 혼자서만 “나는 왜 이럴까” 하고 생각하는 게 점점 더 힘들어졌다.

진단이 무서웠던 게 아니라, 그동안 내가 나를 너무 많이 탓했다는 사실을 마주하는 게 더 무서웠던 것 같다.

상담과 검사를 받으며 알게 된 것들

병원에 가서는 먼저 평소 어떤 점이 불편한지 이야기를 나눴다. 집중이 안 되는 상황, 일을 시작하기 어려운 순간, 계획을 세워도 자주 흐트러지는 부분 등을 설명했다. 말을 하다 보니 내가 그냥 가끔 힘들었던 게 아니라 꽤 오랫동안 비슷한 문제로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그 뒤에는 간단한 설문과 조금 더 자세한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자체가 무섭거나 어렵지는 않았다. 오히려 내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잘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결국 중요한 건 잘 보이는 게 아니라 내 평소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거였다.

결과를 들었을 때 처음 든 생각

결과를 들었을 때는 생각보다 크게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역시 그랬구나” 하는 마음이 먼저 들었다. 그동안 내가 집중을 못 해서 스스로를 많이 몰아붙였는데, 적어도 그 어려움이 단순히 게으름이나 의지 부족만은 아닐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한편으로는 마음이 조금 복잡했다. 학교 다닐 때 이걸 알았더라면 조금 덜 힘들었을까, 나를 덜 미워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알게 된 게 다행이라는 마음이 더 컸다. 이제는 나를 고치려고만 하기보다,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하루를 보내는 방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단 후 달라진 내 마음

진단을 받고 나서 모든 것이 갑자기 달라진 건 아니다. 여전히 집중이 어려운 날도 있고, 계획이 틀어지는 날도 있다. 하지만 예전처럼 바로 나를 탓하는 일은 줄었다. 내가 어떤 상황에서 더 흐트러지는지, 언제 집중이 조금 더 잘되는지, 일을 어떻게 나눠야 덜 부담스러운지 살펴보게 됐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나의 개인적인 경험담이다. 집중이 어렵다고 해서 모두 ADHD인 것은 아니고, 진단이나 치료 방향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그래도 나처럼 오래 스스로를 탓해온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이유를 알아보려는 마음도 필요하다고 느꼈다.

자주묻는 질문

성인 ADHD 진단은 어떻게 시작하나요?

내 경우에는 평소 불편했던 점을 상담에서 이야기하고, 설문과 추가 검사를 통해 상태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진단을 받으면 바로 약을 먹나요?

치료 방향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생활 패턴과 불편한 정도를 고려해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하는 것이 좋다.

진단 후 마음이 복잡한가요?

나는 안도감과 속상함이 같이 들었다. 이유를 알게 되어 마음이 놓이면서도, 나를 오래 탓했던 시간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