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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ADHD 진단을 받았을 때, 나는 생각보다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오히려 마음 한쪽에서는 “역시 그랬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병원에 가기 전부터 어느 정도는 짐작하고 있었지만, 막상 결과를 듣고 나니 이상하게 마음이 조용해졌다. 내가 그동안 느꼈던 불편함에 이름이 생긴 것 같았다.
나는 오래전부터 집중이 잘 안 되는 사람이었다. 해야 할 일을 앞에 두고도 멍하게 시간을 보내고, 마음은 급한데 손은 잘 움직이지 않는 일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를 많이 탓했다. 왜 이렇게 게으를까, 왜 남들처럼 딱 마음먹고 하지 못할까 하는 생각을 정말 자주 했다.
처음에는 마음이 복잡했다
진단을 받고 나서 가장 먼저 든 감정은 안도감과 속상함이 섞인 느낌이었다. 내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에 조금 마음이 놓이면서도, 그동안 나를 너무 미워했던 시간이 떠올라서 속상했다. 나는 내가 부족해서 그런 줄만 알았다. 집중을 못 하는 것도, 일을 자꾸 미루는 것도, 시간을 제대로 못 쓰는 것도 전부 내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진단을 받고 나니 그 모든 걸 단순히 의지 부족으로만 볼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진단 하나로 내 삶이 갑자기 달라지는 건 아니었다. 그래도 내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내가 나를 너무 쉽게 탓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마음이 놓이면서도 괜히 눈물이 났다.
나를 이해할 수 있는 이유가 생겼다
예전에는 집중이 안 되면 그냥 나를 혼냈다. 정신 차리자, 이번에는 꼭 하자, 왜 또 이러냐고 스스로를 몰아붙였다. 그런데 그렇게 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자책만 쌓이고, 시작하기 전부터 지치는 날이 많았다.
진단을 받고 나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됐다. 내가 어떤 상황에서 더 쉽게 흐트러지는지, 어떤 시간대에 집중이 조금 나은지, 어떤 방식으로 일을 나누면 덜 힘든지 살펴보게 됐다. 나를 억지로 고치려고 하기보다,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직도 집중이 어려운 날은 있다.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적어도 이제는 예전처럼 무조건 나를 게으른 사람이라고만 생각하지 않게 됐다. 그 변화만으로도 나에게는 꽤 컸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나의 개인적인 경험담이다. ADHD 진단이나 치료 방향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정확한 판단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그래도 나처럼 오래 스스로를 탓했던 사람이라면, 이유를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자주묻는 질문
진단을 받으면 마음이 편해지나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이유를 알게 되면서 조금 안도했다. 동시에 지나온 시간이 떠올라 복잡한 마음도 있었다.
ADHD 진단 후 바로 달라지나요?
진단만으로 모든 게 바뀌지는 않는다. 다만 나를 이해하는 기준이 생기고, 생활 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