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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ADHD 진단을 받기 전까지는 내가 겪는 불편함을 불편함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집중이 잘 안 되고, 해야 할 일을 앞에 두고도 멍하게 시간을 보내고, 다른 생각으로 금방 빠지는 일이 많았지만 그냥 내가 원래 그런 사람인 줄 알았다. 어릴 때부터 계속 그래왔으니까 남들도 어느 정도는 이렇게 사는 줄 알았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참 이상하기도 한데, 그 당시에는 정말 몰랐다. 나는 내가 조금 산만하고, 정리가 잘 안 되고, 마음먹은 일을 오래 붙잡지 못하는 성격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불편함을 느껴도 “내가 의지가 약해서 그렇지 뭐” 하고 넘기는 일이 많았다.

쌓여있는 쓰레기들

내가 불편함을 몰랐던 이유

가장 큰 이유는 그 상태가 너무 익숙했기 때문인 것 같다. 처음부터 집중을 잘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안 된 게 아니라, 오래전부터 늘 그런 식으로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이게 남들과 다를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못 했다. 그냥 나는 원래 잡생각이 많고, 시작이 느리고, 중간에 자주 흐트러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또 겉으로 크게 티가 나는 편도 아니었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만큼 산만하게 행동한 건 아니었고, 그냥 내 안에서만 계속 불편했다. 그래서 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 같다. 겉으로 조용해 보이면 스스로도 별문제 없다고 착각하기 쉬웠다.

일상에서 반복됐던 작은 불편함들

진단 전에는 사소하다고 넘긴 일들이 많았다. 예를 들어 할 일을 하려고 노트북을 켰는데 어느새 전혀 다른 걸 찾아보고 있거나, 물건을 가지러 방에 들어갔다가 왜 들어왔는지 잊어버리는 일이 자주 있었다. 중요한 일을 해야 하는데도 괜히 주변 정리를 하거나, 갑자기 다른 일이 떠올라서 원래 하던 일을 놓치는 경우도 많았다.

문제는 그런 일이 반복될수록 나를 믿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계획은 세웠는데 지키지 못하고, 시간은 썼는데 결과가 적으니까 자꾸 마음이 무거워졌다. 남들은 그냥 해내는 것 같은 일도 나에게는 유난히 오래 걸리는 느낌이 있었다.

진단 전과 후를 떠올려보면

진단 전 모습 그때 내가 했던 생각
일을 시작하기까지 오래 걸렸다. 그냥 내가 게으른 줄 알았다.
생각이 자주 다른 곳으로 샜다. 집중력이 부족한 성격이라고 여겼다.
하루를 보내도 끝낸 일이 적었다. 시간을 제대로 못 쓰는 내가 답답했다.
멍하게 있는 시간이 많았다. 다들 어느 정도는 그런 줄 알았다.

 

진단을 받고 나서야 그동안 내가 불편했던 부분들이 조금 다르게 보였다. 물론 모든 걸 ADHD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가 나를 너무 쉽게 탓하고 있었다는 건 알게 됐다. 예전에는 집중이 안 되면 바로 내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내가 어떤 상황에서 더 흐트러지는지 살펴보게 됐다.

나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해서 갑자기 모든 게 편해진 건 아니다. 그래도 예전처럼 무작정 “나는 왜 이럴까” 하고 몰아붙이기보다는, 이유를 찾아보려는 마음이 생긴 것만으로도 꽤 큰 변화였다. 혹시 비슷한 불편함을 오래 느끼고 있다면 혼자 단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글은 개인 경험담이고, 정확한 판단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자주묻는 질문

성인 ADHD는 티가 많이 나나요?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겉으로는 조용해 보여도 본인은 집중이나 시간 관리에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집중이 안 되면 다 ADHD인가요?

그건 아니다. 피로, 스트레스, 생활 습관 등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어서 혼자 단정하기보다는 확인이 필요하다.

진단 전 가장 힘들었던 점은요?

이유를 모른 채 나를 계속 탓했던 점이다. 내가 부족해서 그런 거라고만 생각해서 마음이 더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