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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전부터 집중을 오래 붙잡고 있는 게 어려운 편이었다. 해야 할 일이 분명히 있는데도 자꾸 다른 생각으로 빠지고, 뭔가를 시작하려고 앉아도 한참 동안 멍하게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았다. 처음에는 이게 그렇게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계속 그래왔으니까 그냥 내 성격이 원래 이런가 보다 했다.
그런데 성인이 되고 나서는 이게 생각보다 많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학생 때는 어떻게든 시간이 지나가면 넘어가는 일도 있었는데, 일을 하거나 일상을 챙기다 보니 집중이 안 되는 게 바로 결과로 보였다. 하루 종일 바빴던 것 같은데 막상 끝낸 일은 얼마 없고, 해야 할 건 계속 밀려 있는 날이 많았다.

늘 나를 탓하는 쪽이 더 익숙했다
집중이 안 될 때마다 나는 습관처럼 나를 탓했다. 내가 너무 게으른 건가, 의지가 약한 건가, 왜 남들은 잘하는 것 같은데 나는 이렇게 흐트러질까 하는 생각을 자주 했다.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이미 내 안에서 나를 혼내는 말이 너무 많았다.
가끔은 마음먹고 계획표를 적기도 했다. 오늘은 이거 하고, 저거 하고, 여기까지 끝내야지 하고 나름대로 적어두는데 막상 시간이 지나면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계획을 못 지킨 날에는 또 나를 미워했다. 나는 왜 이렇게 간단한 것도 못 할까 싶어서 속상했다.
그때는 내가 힘든 이유를 알아보려 하기보다, 그냥 내가 부족한 사람이라고 결론 내리는 게 더 익숙했다.
ADHD라는 말을 듣고 멈칫했던 순간
그러던 어느 날 TV 프로그램을 보다가 ADHD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처음에는 아이들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 내가 알고 있던 ADHD는 가만히 있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눈에 띄게 산만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나와는 크게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방송을 보다 보니 꼭 밖으로 크게 드러나는 모습만 있는 건 아니라고 했다. 겉으로는 조용해 보여도 본인은 집중하기 어렵고, 생각이 자주 새고, 해야 할 일을 붙잡고 있는 데 큰 에너지를 쓰는 경우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조금 이상했다. 계속 “이거 나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괜히 나를 끼워 맞추는 건 아닐까 싶었다. 요즘은 뭐든 검색하면 다 내 증상 같아 보인다는 말도 있으니까, 나도 그런 건 아닐까 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도 그 이야기가 계속 마음에 남았다. 그냥 넘기기에는 내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함이 너무 분명했다.
병원에 가는 게 쉽게 결정되지는 않았다
솔직히 병원에 가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집중이 안 된다는 이유로 병원에 간다는 게 처음에는 낯설었다. 누군가에게 말하면 “그냥 정신 차리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할 것 같기도 했고, 나조차도 그렇게 생각했던 적이 많았다.
또 한편으로는 검사를 받고 나서 정말 ADHD가 맞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도 됐다. 약을 먹어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부담스러웠고, 괜히 내가 큰 문제가 있는 사람처럼 느껴질까 봐 겁이 났다. 그래서 병원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가도 다시 미루는 일이 반복됐다.
| 그때 상황 | 내가 느꼈던 마음 |
|---|---|
| 집중이 안 될 때 | 내가 게으른 사람인 것 같아서 자책이 많았다. |
| ADHD를 알게 된 후 | 내 이야기 같아서 신경 쓰였지만 바로 인정하기는 어려웠다. |
| 병원을 고민할 때 | 검사 결과와 약 이야기가 부담돼서 계속 미루게 됐다. |
| 방문을 결심한 뒤 | 무섭긴 했지만 이유를 알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 |
결국 병원에 가기로 마음먹은 이유
결국 병원에 가기로 마음먹은 건, 더 이상 나를 탓하는 방식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정말 게으른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 적어도 한 번은 확인해 보고 싶었다. 계속 혼자 생각만 하다 보니 오히려 더 답답했다.
병원에 가기 전까지도 걱정은 많았다. 내가 너무 과하게 생각하는 걸까, 막상 가면 별일 아니라고 할까, 아니면 반대로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분명하게 결과가 나올까 여러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그때는 무서운 마음보다 알고 싶다는 마음이 조금 더 컸다.

처음 병원에 갔을 때는 생각보다 엄청 특별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먼저 평소 생활에서 어떤 점이 불편한지 이야기하고, 집중이 잘 안 되는 상황이나 오래전부터 반복됐던 습관들을 하나씩 떠올려 보게 됐다. 말로 꺼내다 보니 내가 그냥 대충 불편했던 게 아니라 꽤 오랫동안 같은 문제로 힘들어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검사를 받기 전에는 괜히 겁이 났지만, 막상 가보니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는 과정이 아니라 내 상태를 조금 더 정확히 알아보는 과정에 가까웠다. 그 점이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됐다. 나는 그동안 나를 너무 쉽게 몰아붙였고, 너무 오래 혼자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혼자 탓하기보다 알아보는 게 필요했다
지금 돌아보면 병원에 가기까지 오래 걸렸지만, 그래도 그 시간을 지나 결국 확인해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검사를 받았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한 번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겪는 어려움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집중을 못 하면 바로 나를 탓했다. 그런데 이제는 내가 어떤 상황에서 더 쉽게 흐트러지는지, 어떤 시간대에 집중이 조금 더 나은지, 어떤 방식으로 일을 나눠야 덜 힘든지 생각해 보게 됐다. 나를 몰아붙이는 대신 이해해 보려는 방향으로 조금씩 바뀐 것 같다.
혹시 나처럼 집중이 안 되는 문제로 오래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면, 혼자서만 “나는 왜 이럴까” 하고 끝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집중이 어렵다고 해서 모두 ADHD인 것은 아니고, 이 글도 어디까지나 나의 개인적인 경험담이다. 정확한 판단이나 치료 방향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그래도 나를 탓하기 전에 한 번쯤은 이유를 알아보려는 마음도 필요하다고 느꼈다.
자주묻는 질문
집중이 안 되면 ADHD일까요?
집중이 어렵다고 모두 ADHD인 것은 아니다. 다만 일상이나 업무에 불편함이 계속된다면 전문의와 이야기해 보는 것이 좋다.
병원에 가기 전 많이 망설이나요?
나는 꽤 오래 망설였다. 진단이나 약 이야기가 부담스러웠고, 내가 너무 예민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컸다.
검사는 처음부터 복잡한가요?
내 경우에는 생활 속 불편함을 이야기하고 간단한 설문을 먼저 했다. 이후 필요에 따라 더 자세한 검사를 진행했다.
혼자 판단해도 괜찮을까요?
인터넷 정보만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비슷한 증상이 있어도 원인은 다양할 수 있어서 전문가의 확인이 가장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