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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을 너무 좋아하는데 실사화 소식을 들으면 솔직히 처음엔 반갑기보다 불안한 마음이 먼저 듭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드래곤 길들이기 실사화 이야기가 나왔을 때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많았던 게 괜히 그런 게 아닙니다. 근데 막상 영상이 나오고 나서 분위기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2025년 6월 6일,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합니다.
투슬리스 비주얼과 실사화 완성도
저는 사실 이 작품을 신랑 덕분에 처음 봤습니다. 신랑이 "애니메이션 같다"고 해서 같이 봤는데, 집에서 저녁 먹으면서 틀었다가 밥도 잊고 화면에 빠져든 게 솔직한 후기입니다. 처음부터 몰입감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실사화 성공의 핵심 지표는 역시 투슬리스 비주얼이었습니다. 투슬리스는 '나이트 퓨리(Night Fury)'라는 종의 드래곤입니다. 나이트 퓨리란 작품 속에서 베일에 싸인 전설의 드래곤으로, 존재 자체가 미스터리한 캐릭터입니다. 인형 뽑기 매장에서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을 만큼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캐릭터인데, 실사에서 이 비주얼이 어색하게 뽑혔다면 기대 요소 절반은 그냥 사라지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예고편을 보고 나서 드래곤의 질감과 눈빛 표현이 생각보다 훨씬 자연스럽다는 점에 솔직히 놀랐습니다.

이번 실사영화에서 기대를 높이는 또 하나의 포인트는 라이브 액션(Live-Action) 전환 방식입니다. 라이브 액션이란 애니메이션이나 CG 기반 작품을 실제 배우와 실사 촬영으로 재구성하는 제작 방식을 말합니다. 단순히 원작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실제 공간과 배우의 연기 위에 CG로 드래곤을 얹는 방식입니다. 이 점에서 애니메이션 3부작을 직접 연출한 딘 데블로이스 감독이 실사에도 그대로 참여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원작의 정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만들었으니, 새로운 시도보다는 원작의 감성을 지키는 쪽에 집중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이번 실사에 등장하는 드래곤 라인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 투슬리스 (나이트 퓨리)
- 몬스트러스 나이트메어
- 히데우스 지플백
- 그롱클
- 데들리 네더
- 레드 데스
원작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총 3부작이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에 노미네이트된 전력이 있습니다. 아카데미 노미네이트란 작품성과 기술력을 업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단순 흥행을 넘어 웰메이드 작품으로 평가받는 근거가 됩니다. 실제로 3편이 4번 노미네이트됐다는 건 시리즈 전체가 고른 완성도를 유지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출처: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공식 사이트](https://www.dreamworksanimation.com)).
캐스팅과 원작이 담은 메시지
히컵 역의 메이슨 템즈는 공포 영화 블랙폰에서 이미 연기력을 검증받은 배우입니다. 저는 히컵이라는 캐릭터가 단순히 약한 아이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 특히 좋았습니다. 드래곤을 잡아야 사는 바이킹 족장의 아들이 오히려 드래곤을 살리는 쪽을 선택하는 서사, 이게 생각보다 훨씬 묵직하게 다가왔습니다. 제가 처음 이 이야기를 접했을 때 "현실에는 없는 설정이지만 담겨 있는 메시지는 진짜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히컵의 아버지 스토이크 역에는 제라드 버틀러가 캐스팅됐습니다. 300에서 스파르타 전사를 연기했던 그 카리스마를 생각하면, 바이킹 족장 역할에 이보다 잘 어울리는 선택을 찾기 어렵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캐스팅은 영화를 보기도 전에 그 캐릭터가 눈에 그려지는 경우가 드문데, 스토이크만큼은 예고편을 보는 순간 "이 사람이다" 싶었습니다.
아스트리드 역의 니코 파커는 배우 탠디 뉴턴의 딸입니다. 덤보에서 아쉬운 평가를 받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경험이 오히려 이번 작품에서 성장한 모습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가 됩니다. 캐릭터 아크(Character Arc)가 중요한 작품에서 아스트리드는 단순한 히로인이 아닙니다. 캐릭터 아크란 인물이 이야기를 통해 내면적으로 변화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아스트리드가 히컵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떻게 바뀌는지가 이 영화에서 꽤 중요한 감정선입니다. 이 작품에서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결국 '공생'이라는 키워드였습니다. 서로 달라도 틀린 게 아니고, 각자의 이유가 있고, 그 이유를 이해하면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것. 판타지 배경이지만 메시지 자체는 현실에서도 유효합니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꾸준히 이런 주제 의식을 담아왔다는 점은 업계에서도 인정받고 있습니다([출처: 로튼 토마토](https://www.rottentomatoes.com/franchise/how_to_train_your_dragon)).
시즌2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는데, 저는 솔직히 이 영화가 그 가능성을 열 만한 기반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봅니다. 히컵과 투슬리스의 이야기는 1편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원작 애니메이션 3부작이 각각 독립된 서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실사 시리즈가 이어진다면 매편 다른 감동을 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6월 6일 개봉 전에 원작 애니메이션을 미리 보고 가시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저처럼 처음 보는 분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맥락을 알고 보면 실사화에서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꿨는지가 훨씬 선명하게 보입니다. 신랑이 "애니메이션 같다"고 했던 그 한마디가 이 영화를 보게 된 계기였는데, 지금은 그 말이 이 작품에 대한 가장 정확한 리뷰였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