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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전사들이 주인공인 영화인데, 정작 영화 자체가 '미완성'으로 끝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저도 딱 그 기분이었습니다. 《올드가드2》를 다 보고 나서 잠깐 멍하니 화면을 바라봤습니다. 2025년 7월 2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 작품, 기대가 컸던 만큼 할 말이 많습니다.

1편을 잊고 봤다가 당황한 이유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1편을 5년 전에 봤던 터라 내용이 거의 기억나지 않는 상태로 2편을 틀었습니다. 샤를리즈 테론이 불사신이라는 것 정도만 머릿속에 남아 있었는데, 막상 영화가 시작되니 인물 관계도가 복잡하게 얽혀 있더군요. 결국 잠시 멈추고 1편 줄거리를 검색해서 정리한 뒤에야 제대로 감상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서사 연속성(narrative continuity), 즉 이전 편의 사건과 인물 관계가 그대로 이어지는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서사 연속성이란 전편의 맥락 없이는 인물의 감정선이나 갈등의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운 방식의 스토리텔링을 말합니다. 이 점 때문에 1편을 먼저 복습하고 오시는 걸 강력히 권합니다. 안 그러면 꾸인이 왜 그렇게 앤디에게 분노하는지, 부커가 왜 죄인처럼 행동하는지 전혀 공감이 안 됩니다.
그레그 루카의 동명 코믹북을 원작으로 하며, 빅토리아 머호니 감독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상영시간은 1시간 47분으로, R등급 작품입니다. 제작 과정에서 넷플릭스 경영진 교체로 인한 지연이 있었고, 이탈리아 베르가모 촬영 중 치네치타 스튜디오에서 발생한 화재로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완성까지 험난한 길을 걸어온 작품이기도 합니다.
오프닝은 좋았는데, 중반이 문제였습니다
영화가 시작하면 바다 한가운데서 봉인된 관을 끌어올리는 장면이 펼쳐집니다. 그 관에서 살아있는 꾸인이 나오고, 우마 서먼이 등장하는 그 오프닝은 분명 시선을 잡아끄는 힘이 있었습니다. 이어지는 앤디 팀의 무기 거래 현장 습격 장면도 꽤 볼만했습니다. 키가 크고 팔다리가 긴 샤를리즈 테론의 움직임이 살아나는 격투 액션, 오토바이를 날려버리고 차를 전복시키는 카체이싱 장면까지. 제가 직접 보면서 "오, 이번 편도 기대해도 되겠다" 싶었거든요.
그런데 오프닝이 끝나자마자 영화의 템포가 급격히 내려앉습니다. 액션 시퀀스(action sequence), 즉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전투·추격 장면이 뚝 끊기고 드라마 비중이 대폭 늘어납니다. 액션 시퀀스란 여러 장면이 빠른 속도로 연결되며 긴장감을 유지하는 연출 방식을 가리키는데, 2편은 이 부분의 완급 조절에 실패한 느낌이 컸습니다. 중반부는 인물들의 대화와 과거 회상이 반복되며 지루함이 이어졌고, 저도 솔직히 두 번 정도 집중력이 흐트러졌습니다.
캐릭터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디스코드라는 빌런 캐릭터는 5세기 동안 거대한 부를 축적해 온 불멸자의 시조라는 설정 자체는 매력적이었는데, 정작 그 캐릭터를 충분히 파고드는 장면이 부족했습니다. 표면적인 묘사에서 더 나아가지 못한 느낌이었어요. 우마 서먼도 마찬가지입니다. 등장 자체는 임팩트 있었지만 스토리 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기대보다 훨씬 제한적이었습니다.
불멸과 시간, 이 영화가 건드린 철학적 질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액션이 아니었습니다. 불멸의 인간들이 서로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조용한 대화 장면이었습니다. 시간이 무한하기 때문에 오히려 감정 표현을 게을리했다는 설정, 저는 그 부분에서 멈칫했습니다. '나중에 하면 되지'라고 미루다가 정작 중요한 순간을 놓치는 건 우리 이야기이기도 하잖아요. 수천 년을 살아온 불멸자조차 '지금'의 소중함을 깨닫는 과정이 그려졌고, 샤를리즈 테론이 연기한 앤디가 동료들과의 관계에서 보여주는 변화는 영화 전체에서 가장 살아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주제는 단순한 감정적 설정에 그치지 않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시간적 동기 이론(Temporal Motivation Theory)과 연결해 설명하기도 합니다. 시간적 동기 이론이란 시간의 제약이 클수록 목표에 대한 동기와 행동력이 높아진다는 이론인데, 불멸자들이 오히려 행동을 미루고 감정을 유보하는 역설적 상황을 이 이론으로 풀어보면 꽤 흥미롭습니다([출처: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https://www.apa.org)).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분명히 있었고, 그 점에서는 올드가드 시리즈가 단순한 액션물을 넘어선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메시지가 더 탄탄한 서사 위에 얹혀 있었다면 훨씬 강하게 와닿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 결말과 평점, 3편을 기다려도 될까요
영화의 결말 부분에서 저는 진심으로 당황했습니다. 후반부로 가면서 '이걸 어떻게 20분 안에 마무리하지?' 싶었는데, 감독님이 아예 마무리를 안 하신 겁니다. 부커가 앤디에게 영생을 넘겨주고 전사하는 장면은 스토리 흐름상 조금 억지스럽게 느껴졌고, 앤디와 꾸인의 화해도 너무 싱겁게 처리됐습니다. 우마 서먼과 샤를리즈 테론의 맞대결은 맛보기 수준에서 끊겼고, 디스코드는 유유히 사라지며 영화가 닫힙니다. 오픈 엔딩(open ending), 즉 갈등을 완전히 해소하지 않은 채 다음 편을 암시하며 끝내는 방식으로 마무리된 것입니다. 오픈 엔딩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이번 경우는 단독 작품으로서의 완결성이 너무 낮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제작진이 3부작을 염두에 두고 설정 배치에 집중한 결과로 보입니다.
평점은 냉정합니다. 현재 IMDb 기준 5.1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도 30%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란 해당 플랫폼에 등록된 비평가들의 리뷰 중 긍정 평가 비율을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30%는 비평가 10명 중 7명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의미로, 전작과 비교했을 때 뚜렷한 하락입니다([출처: Rotten Tomatoes](https://www.rottentomatoes.com)).
이번 작품에서 특히 아쉬웠던 요소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초반 이후 액션 분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완급 조절 실패
- 디스코드, 우마 서먼 등 새 캐릭터의 낮은 활용도
- 부커의 희생 장면이 주는 억지스러운 서사 흐름
- 오픈 엔딩으로 인한 단독 작품으로서의 완성도 부족
반면 샤를리즈 테론의 연기력과 킬빌 시절의 카리스마가 살아있는 우마 서먼의 존재감은 확실한 볼거리였습니다. 전반적으로 《올드가드2》는 3부작의 중간 연결고리로 기능하는 데 집중하다가, 지금 이 영화만의 이야기를 충분히 완성하지 못한 작품입니다. 1편을 보고 2편이 궁금하신 분들은 보시되, 완결된 이야기를 기대하고 보시면 실망이 클 수 있습니다. 3편이 제작된다면, 우마 서먼과 샤를리즈 테론의 본격적인 대결을 기대해볼 수 있겠지만, 지금의 혹평이 3편 제작으로 이어질지는 솔직히 미지수입니다.
